한기대 박수민 교수, 전기차 고속충전 문제 ‘감자 전분’으로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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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대 박수민 교수, 전기차 고속충전 문제 ‘감자 전분’으로 풀었다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4.05.0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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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유니스트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12분 완전 충전’

[천안 뉴스밴드 = 이준희 기자]

에신화 박수민교수
에신화 박수민교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박수민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 교수연구팀이 중앙대학교(남인호 교수연구팀), 울산과학기술원(이현욱 교수연구팀)과 공동 연구로 차세대 배터리 전극 소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의 고속 충전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월 3일(금) 밝혔다.

전기차의 1회 충전 당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한 차세대 전극 소재 기술로서 실리콘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리콘을 이용한 배터리는 안정성이 부족하고, 특히 고속으로 충전할 때 부피가 급격히 팽창하는 문제가 발생해 상용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감자전분’의 독특한 특성에 주목했다. 일단 감자전분에 약간의 물을 넣어 섞어서 전분 현탁액을 만든 뒤 주먹으로 강하게 내리쳐 보면, 물이 튀기지 않고 딱딱한 고체와 같이 느껴진다. 이러한 전분 현탁액은 우블렉(oobleck)이라고도 불리는데, 강한 충격에 대해 뛰어난 흡수력을 갖기 때문에 방탄복에도 활용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우블렉의 독특한 특성을 이용, 신개념 전극 바인더 기술을 개발했다. 고속으로 충전할 때 배터리 내부에서는 전극 소재인 실리콘이 매우 빠르게 팽창하는데 감자전분의 주 성분인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 순간적으로 단단해지면서 이를 억제하는 원리이다.

연구팀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실리콘의 부피 팽창을 억제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관찰하였고, 12분 만에 완전 충전을 하는 고속 충전 조건에 뛰어난 용량을 보였다. 이는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고 있는 흑연 소재의 이론적 한계치의 4.6배 수준에 달한다.

박 교수는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의 안정성을 개선하려는 많은 연구자의 노력이 있어왔는데 이번에 개발한 기술도 그 연구의 일환”이라며 “더 멀리 주행할 수 있고,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드는 데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4월 22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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